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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길 소설가와 익산현대문학
작성자
청학 채수훈 (2019-10-15 오후 8:45:07)
파일 1. 윤흥길 소설가와 익산현대문학(2019.10.10).hwp (17KB)
 

윤흥길 소설가와 익산현대문학

 

채수훈(익산시 복지정책과 맞춤형복지지원계장)

익산소통신문 칼럼(2010.10.14.)

 

교장선생님의 풀이에 의할 것 같으면 소라단의 본디 이름은 송전내(松田內)였다.

그걸 우리말로 풀어쓴 이름이 솔밭안이고, 세월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바뀐 이름이 곧 지금의 소라단이라고 고명하신 향토사학자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소리 나는 대로 부르자면 솔바단이 옳은디 어째 소라단이라냐?”

만근이 너는 작년에도 멍청허드니만 금년에도 여전히 멍청허구나? 텃밭을 터앝이라고도 부르딧기 밭허고 앝은 똑같은 뜻이여.

 

   윤흥길의 소설소라단 가는 길중 일부이다. 이 책은 9편의 연작소설로 엮어져 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재경동창회 친구들이졸업 40주년 기념 재향?재경 동기동창회 합동 모교 방문행사에 참여하러 가는 전세버스 안에서 시작된다. 한여름 모교 교정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모깃불을 피워놓고 초등학교 시절 6?25전쟁과 관련한 추억담이 새벽녘까지 이어진다.

 

   책의 앞쪽과 뒤쪽귀향길상경길을 뺀 가운데 토막 7개 주제는 친구들이 각자 경험했던 이야기들로서 이리(현 익산) 시내가 오롯이 무대로 등장한다. 지명들도 낯익다. 이리역, 철인동, 농림학교 방죽, 소라단, 신광교회…….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는고향땅이 차츰 가까워올시락 사투리도 점점 더 우심혀지는 것 같다.”며 익산지역 특유의 사투리가 판소리에 추임새를 넣듯이 이야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소설의 시공간이 온전히 1950년대를 회상케 한다. 이 소설은 전?후세대에게는 분단의 아픈 상처 속에 어릴 적 옛 추억을 회상시켜 주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전쟁 당시의 어린이 눈으로 목격한 생생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외에도 익산을 무대로 한 소설책으로는 미륵산 자락의에미, 배산?소라산의땔감, 남중동의, 창인동의, 철도역 주변의건널목 이야기, 옛 소방서 근처 산호다방의몰매및 목천포 다리를 소재로 한,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된기억 속의 들꽃등이 있다. 대부분 6?25전쟁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현대역사 속의 고향의 향토성과 지역성이 바탕이 되어 문학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다.

 

   윤흥길. 1942년생으로 익산 출신이다. 삼기면 검지 마을이 윤씨 집안의 집성촌이다. 이리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바로 옆농림핵교 방죽이야기가 소설에 나온다. 이리동중학교와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춘포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기도 하였다. 박범신, 안도현, 양귀자 등이 대학교 동문이며. 가람 이병기와 홍석영을 비롯해 한 두 손가락에 꼽히는 익산출신 문인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 아내와 조정래의태백산맥의 소설 무대가 된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문학여행을 갔었다.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에서 전체적인 숲을 본 후, 벌교읍 내 소설 속 지명들을 찾아서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꼬막정식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기도 했다. 읍내가 아늑하게 산에 둘러싸여 있고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하천이 흐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온통태백산맥의 역사적 산 현장이자 문학의 보고였다. 벌교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도시의 문화품격을 격상시켜 주는 듯했다. 옛말에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마라.”고 했다. 이제는벌교 가서 문학 자랑하지 마라.”고 해야겠다.

 

   지난 101일에 윤흥길 작가가2회 영등1동 소라산 마을축제일환인윤흥길의 북 토크에 초대되어 익산에 왔다. 삼고초려의 지극한 정성으로 익산시와 동민이 초청한 첫 자리였다. 130여 명이 한국산업단지공단 익산지사 대회의실에 모여서 신귀백 영화평론가와의 대담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고승들이 선문답하듯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익산무대 소설과 고향의 속살을 고스란히 내보여 주었다. 저자 서명회 때 1백 권의소라단 가는 길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행사장을 나서는 시민들의 품에 안겨 갔다. 윤흥길 작가가 주민 주최의 마을축제에 첫 발걸음을 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소중하게 여겨진다. 소라산에서 영등동의 유래와 소설소라단 가는 길 시작되었고, 그 마을축제에서 강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국적인 문학답사지로 자리 잡은 벌교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익산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익산시는 1912년 이리역이 들어선 후 1백 년의 도시가 되었다. 그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비극과 아픔, 1970년대 이후 산업화에 따른 급속한 도시팽창을 해왔다. 전라도 제3의 도시가 되었다. 한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는 현대사의 뒤안길을 살펴보며 흔적 없이 묻혀버리거나 황폐해지기 전에 지역문화 차원에서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

  

  그러기 위해선 대한민국 대표 원로 소설가 윤흥길을 고향 익산에서 반드시 품에 안아야 한다. 이 지역에 윤흥길 작가만한 보배가 어디에 또 있을까. 그간 너무 무관심 속에 홀대해 왔다. 윤흥길의 익산무대 소설과 역사?문화를 융?복합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 산업 개발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익산을 현대문학의 메카로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백범 김구는백범일지에서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고 했다. 윤흥길 소설가와 함께 시민의 힘으로익산 현대문학도시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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